하루 중 언제, 어떤 활동이 감정에 영향을 줄까?

하루 시간표를 바꾸면, 감정이 달라집니다

“하루 종일 앉아만 있었더니 괜히 더 우울하고 피곤하더라고요.”

이런 말, 한 번쯤 들어본 적 있지 않으신가요? 또는 스스로 그런 기분을 느껴본 적도 있으실 겁니다. 실제로 최근 연구에 따르면, 하루를 어떻게 보내느냐가 우리의 기분과 감정 상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특히 ‘삶의 만족감’처럼 장기적인 평가보다, 순간순간의 감정 상태—즉 ‘행복감’, ‘불안감’, ‘피로도’—에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하는데요.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가 우리 기분을 바꿀 수 있을까요?


과학적으로 검증된 ‘감정 루틴’

2025년 6월, 국제행동영양학회지(International Journal of Behavioral Nutrition and Physical Activity)에 흥미로운 연구가 게재되었습니다. 이 연구는 211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일주일 동안 착용형 센서(Axivity AX3)를 통해 수면, 앉아 있는 시간, 가벼운 활동(LPA), 중강도 이상 활동(MVPA)의 비율을 측정했고, 하루 3번씩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감정 상태를 수집했습니다.

분석 결과는 꽤나 분명했습니다.
앉아 있는 시간(Sedentary Behavior)을 줄이고, 같은 시간 동안 고강도 활동(MVPA)을 늘리면, 행복감은 올라가고 불안감과 피로감은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하루 20분이 만들어내는 변화

예를 들어, 하루 중 20분만 고강도 운동으로 바꿨을 때 감정 변화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 행복감: 평균 +0.12 증가 (0–10 척도 기준)
  • 불안감: −0.20 감소
  • 피로감: −0.16 감소

특히 이 효과는 가벼운 활동(LPA)보다 앉아 있는 시간에서 옮겨왔을 때 더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즉, ‘꼭 운동을 하지 않더라도 일단 앉아 있는 시간부터 줄이는 것’이 매우 중요한 포인트라는 이야기입니다.


삶의 만족감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한편, ‘삶의 만족도’라는 보다 장기적인 평가에는 이와 같은 하루 시간표 변화가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습니다. 감정 상태가 곧장 바뀌는 것과는 달리, 삶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감은 사회적 관계나 경제적 여건 같은 다른 요소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고 연구진은 설명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분명합니다.
하루 24시간을 어떻게 배분하느냐에 따라 오늘 하루의 기분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죠.


일상의 루틴을 점검해보세요

이 연구는 단순히 ‘운동을 하자’는 메시지를 넘어서, 생활 루틴을 어떻게 짜느냐가 감정 건강에 직결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변화는 누구나 시도해볼 수 있습니다.

  •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기
  • 점심시간 이후 10분 가볍게 걷기
  • 앉아서 일하는 중 1시간마다 5분 스트레칭하기

이처럼 특별한 운동 계획 없이도, 앉아 있는 시간 대신 몸을 움직이는 활동을 추가하는 것만으로도 웰빙을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은, 바쁜 현대인에게 분명 실용적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우리는 종종 행복을 거창한 변화에서 찾으려 합니다. 하지만 과학은 말합니다. 오늘 하루, 단 20분의 루틴 변화로도 감정 상태는 충분히 바뀔 수 있다고요.

만약 요즘 자주 피곤하거나, 이유 없이 기분이 가라앉는 날이 많다면,
당신의 하루 시간표를 점검해보는 것부터 시작해보면 어떨까요?

지금 이 순간 몸을 조금 더 움직이는 것이, 생각보다 큰 차이를 만들지도 모릅니다.

Narayanan, A., Duncan, S., Smlith, C., Le, F., Mackay, L., McPhee, J., … & Stewart, T. (2025). Daily time-use compositions of physical behaviours and its association with evaluative and experienced wellbeing: a multilevel compositional analysis. International Journal of Behavioral Nutrition and Physical Activity22(1), 1-15.